완전 심플한 구성이 가능한 MSB Technology Diamond DAC V

얼마 전까지만 해도 DAC와 파워앰프의 직결 시스템이 프리앰프를 거친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유일한 제품이 MSB Technology사의 Select DAC 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다른 DAC의 경우는 볼륨조절이라기 보다는 그냥 게인 조정 수준이라고 하는게 양심상 맞을 듯 합니다... 프리앰프를 대체할 만한 볼륨이 달려있다고 주장한다면 구라함량 95%이상 이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MSB Technology Select DAC과 파워앰프의 직결 시스템에서는 프리앰프가 없어졌을 때 밀도감, 다이나믹스, 소리의 순도가 그렇게 향상될 수 있구나 하는 외경심이 드는 새로운 레벨의 경험을 했습니다.

MSB Technology Select DAC이야 가격순으로 전세계 최고가 제품 Top 5 안에 들어가는 제품이니까 그 정도의 성능은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 싶으면서도... 어째서인지 동사의 아래급 제품인 MSB Technology Diamond DAC V에 내장된 볼륨조절 능력이 어떤 수준인지 점검해 보려고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우연히 MSB Technology Diamond DAC V와 파워앰프 직결로 연결한 시스템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메트로놈 테크놀로지 칼리스타 CD트랜스포트, MSB Technology Diamond DAC V, 앱솔라레 845 푸쉬풀, 락포트 테크놀로지 애비어 스피커로 연결한 조합이었는데, 놀랍게도 MSB Technology Diamond DAC V 또한 프리앰프를 거친 것보다 직결이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제품이었네요. 소리의 순도와 에너지를 하나도 잃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제품은 기본으로 밸런스 아날로그 입력단을 가지고 있어서 저처럼 서라운드 프로세서도 같이 운용하는 사람들도 프리앰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아이고 반가와라. 이런 제품 하나 가지고 있으면 시스템을 단순화 시켜서 소리의 순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탐이 나는 제품이네요,

린이나 메리디안이 골드문트나 드비알레에서 구현하는 디지털 기술로 오디오 시스템을 심플하게 만들수는 있지만 디지털 신호 프로세싱한 것으로는 제가 추구하는 수준의 음질을 만족시키기는 어렵겠고요... 가장 단순화 시켰으면서도 소리의 순도를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은 MSB Technology Diamond DAC V와 파워앰프의 직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보다 더 높은 곳에 MSB Technology Select DAC이 존재하고 있습니다만 억소리 나는 제품이라 일단 논외로 합니다) MSB Technology Diamond DAC V는 완전 매력덩어리지만, 이 녀석도 3만불이 넘어서 그저 입맛만 다셔야 할 것 같습니다.

헝거 게임 모킹제이 part1 공연,영화,연주에 대한 생각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소모되어 어수선한데다가, 구심점 없이 겉돌고 불분명하고 어설프고 쓸데 없이 길게 느껴지는 느낌을 주는 ‘헝거 게임’이 3부 ‘모킹제이 part1’까지 제작될 수 있었다는 게 놀라운데요… 어쨌거나 다행스럽게도 3부가 되어서야 비로소 분명한 저항세력의 실체가 드러나고 대결 구도가 형성이 되면서 영화에 몰입이 쉬워지게 되네요. 고인이 되어버린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 영화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역할을 잘 해줬던 것 같습니다.

3부에서는 캣니스가 모킹제이라는 저항의 심볼로 등극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전투가 일어나는 부분은 꼭 필요한 부분만 비추며 대부분을 심리전 과정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남북간의 긴장상태를 겪은 직후에 영화를 봐서 그런지 캐피톨의 75년 독재라는 설정이 낯설지 않네요. 영화상에서는 캐피톨의 대통령 스노우가 거짓과 비밀이 많으며 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남한의 대북방송 재개에 진저리 치는 이유도 비슷하겠지요. 캣니스는 단순한 민요풍의 노래를 읊조렸는데 이것이 선전방송을 타게 되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모습도 비춰졌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노래가 불려지고 가슴 속에서 요동치던 시대가 있었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분명한 적이 있는 시대는 정말 구시대의 일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적, 직접적으로 가해하지 않는 애매한 적으로 둘러싸여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국가나 공권력이 국민을 제대로 지켜주고 있는지 확신은 없고...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 분명한 대결 구도가 생기게 되어야 눈이 번쩍 뜨이고 가슴 속에 불길이 일어나는것 같고요, 가상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카타르시스를 맛보는가 봅니다.



반딧불의 묘 공연,영화,연주에 대한 생각

'반딧불의 묘' (1988)는 여러 가지로 께림직해서 보지 않았습니다. 미군의 일본 본토공습으로 민간인이 희생(사망 30만 명, 부상 50만 명)된 것을 정면으로 다루다 보니 일본 국민들도 전쟁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여서 괘씸하다는 일각의 지적도 신경쓰였고, 어린아이가 죽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싫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굳이 볼 의욕을 느끼기 어려운 난감한 소재의 영화라고 봐야겠습니다. 그런데도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폭격으로 고아가 된 오누이가 숙모의 집에서 잔소리를 듣게 되자 집에서 뛰쳐나오게 되는 상황이 그 당시의 세계의 상황과 일본이 전쟁을 벌이겠다는 무모한 선택을 상징하고 있다는 해설을 보게 되어서 입니다.

해군장교를 아버지로 둔 14살의 세이타는 남부러운 것 없지만 그가 사는 마을이 미군의 소이탄 공습을 받아 불바다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심한 화상을 입게 되어 숨지게 되고 응석받이 4살짜리 여동생(세츠코)는 이제 세이타가 감당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이 오누이는 숙모의 집에서 묵을 수 있게 됩니다. 숙모는 세츠코를 돌보는 것만 하고 있는 세이타에게 국가와 지역사회가 어려우니 도움이 될 활동(방화활동 등)을 하기를 권유하지만 세이타는 그 말을 듣지 않습니다. 말이 먹히지 않자 숙모의 잔소리와 구박은 점차 늘어가고... 옹졸한 성격의 세이타는 급기야 숙모의 집을 떠나기로 합니다. 빈정 상한 숙모도 굳이 말리려 하지 않는군요.

오누이는 방공호에 기거하면서 처음에는 자유를 만끽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다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레퀴엠'(2000, 원제 Requiem for a Dream)이 연상되네요. 상황은 계속 나빠져서 최악의 상태를 향하게 됩니다. 세츠코가 영양실조에 빠지게 되었을 때 숙모에게 용서를 빌고 숙모의 집으로 들어갔더라면 파국을 막을 수도 있었을테지만... 옹졸한 세이타는 주변의 권고를 듣고도 끝까지 무시합니다.

세이타는 주변의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하지 않고 무모한 결정을 해서 자신을 따르는 동생을 해치게 되고 본인도 그 길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어쩐지 70여 년 전의 일본수뇌부가 내린 결정과 닮은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숙모의 잔소리와 구박은 해외열강 국가들의 일본에 대한 압박을 상징하고, 응석받이 세츠코는 전쟁 전의 일본국민들을 상징하고, 옹졸하고 엉뚱한 결정을 내린 세이코는 전쟁을 벌이기로 한 일본 수뇌부를 상징하고 한다고 봐야겠습니다.

감독은 관객들이 세이타가 내린 잘못된 결정을 비판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하는데 그런 예상과는 달리 일본내에서의 반응은 세이타가 불쌍하다며 동정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의 시점이 세이타 기준이다 보니 관객이 정서적으로 세이타에 완전하게 몰입이 되어 그렇게 반응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성이 마비될 정도의 쎈 스토리여서 관객이 이성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무리는 아닙니다.)

저는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학부모라 그런지 세이타의 미숙하고 옹졸한 결정에 비판적인 편입니다. 14살의 아이가 혼자 결정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면 얼마든지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14살이면 중학교 2학년 밖에 안돼요. 그 때는 남이 주입시킨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아동기적인 사고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 시기이지만... 아직까지 사려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기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보완을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그런 점이 안타까왔는데... 더 안타까운 것은 지금 이순간 일본이 다시 중2병이 도졌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에는 일본인에게 정신적으로 부모 역할을 하는 일왕이 침묵하지 않고 제소리 내고 있네요. 70여년 전에도 그랬어야 했는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미츠코 우치다 실황 공연,영화,연주에 대한 생각

2011년 뮌헨 Philharmonie im Gasteig에서 있었던 마리스 얀손스와 바이에른 방송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실황입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의 피아노는 미츠코 우치다가 맡았습니다.

녹음 수준은 정상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트 하우스 뮤직에서 출시한 공연물 블루레이/DVD 타이틀은 음질에서 매우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영상의 수준도 해당 시대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피아노 연주자가 전체의 음악 흐름을 정체시키네요. 옆도 안보고 혼자만의 길을 간 외골수 노인네 같은 일방적인 진행이어서 협연 단체의 능력이 하향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느낌은 마치 고속도로 1차선에서 꿋꿋하게 80km로 달리는 차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답답해져서 체증이 생기게 됩니다.
과거에는 미츠코 우치다도 기억에 남는 호연을 들려줬었는데 (1996, 쿠르트 잔데를링, 로얄 콘서트 헤보 오케스트러 협연, PHLIPS) 그때의 그 사람은 어디로 가버린건지... 네 살 언니인 마리아 주앙 피레스는 이 연세(1944년생)에도 인상적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2014, 다니엘 하딩, 스웨디쉬 라디어 심포니 오케스트러 협연, ONYX)을 들려주고 있는데... 아쉽습니다.

앵콜로 연주한 바하 프랑스 조곡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사라방드는 춤곡인데 그 연주를 듣고서 춤곡이라는 느낌이 드는 분은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음악적 센스가 퇴화되었다고밖에 여겨지지 않네요.



SOMMERNACHTS KONZERT 2015 공연,영화,연주에 대한 생각

매년 5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빈 필하모닉 썸머 나잇 콘서트. 쉔부른 궁전 앞 10만명의 관객이 함께 즐기는 클래식 여름음악회 실황 영상입니다. 저녁 날씨는 서늘한지 사람들의 옷차림새는 여름과는 거리가 멉니다. 어쿠스틱 악기 중에서 야외에서 통할만한 것은 관악기와 타악기 같은 것이 될 텐데요... 실황 타이틀의 음질 수준은 염려했던 수준대로였습니다. 소리가 공기중으로 날아가 버려서 마이크에 채집된 소리는 빈약하네요. 야외녹음 경험이 부족해서 벌어진 참사였다고 봅니다. 절치부심하여 다음 해에는 보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끝까지 음악회를 볼 수 없었기에 연주 부분은 패스.


브라이스턴 BDP-2 튜닝 summary (2015. 8. 21일자) 브라이스턴 BDP

내부
1. 퓨즈를 하이파이 튜닝 수프림 퓨즈로 교체
2. XMOS IAD솔루션 업그레이드 (2015년 6월 이후에 신품구입하신 분은 해당하지 않음)

외부 (진동 컨트롤)
1. 오리지널 발을 떼어내고 무두렌치볼트 (SUS304재질, M5규격, 길이 8mm)로 대체시킴
2. 무두렌치볼트는 타옥 PTS-A에 올려둠
3. 브라이스턴 BDP-2 상판에 Finte Elemente 1000Hz Resonator를 올려둠

2015년 7월 29일자 브라이스턴 BDP-2 튜닝 summary에서 외부 3번 항목이 삭제되었습니다.
코르크 패드로 디커플링 시킨 것이 적합하지 않았네요. 디커플링이 음악의 뉘앙스를 재생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타옥 PTS-A는 바닥에 직접 커플링시켜주는 것이 적절한 조치가 되겠습니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과 협주곡 전곡 공연,영화,연주에 대한 생각

아트하우스 뮤직에서 출시한 니벨룽의 반지 블루레이 타이틀의 음질 수준이 워낙 높아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트하우스 뮤직에서 출시한 다른 블루레이 타이틀의 음질도 그런가 궁금해져서 집에 있는 다른 아트하우스 뮤직 블루레이 타이틀을 살펴봤는데요. 솔티 탄생 100주년 기념 콘서트나 다니엘 바렌보임이 연주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에서는 최상급의 음질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갈라 마린스키 II는 그보다는 살짝 떨어지네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트하우스 뮤직에서 출시한 블루레이 타이틀을 훑어봤는데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게르기에프가 지휘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곡과 협주곡 전곡 (Blu Ray 4장)이었습니다. 공연 클립을 보니 음질이 좋아 보이네요. 저는 레코딩이나 공연실황 블루레이 타이틀을 구입할 때는 우물쭈물하면서 시간을 질질 끄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빨리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곡집을 받아보니 케이스는 DVD와 동일했습니다. 해설책자를 DVD 사이즈로 만들다 보니 케이스까지 DVD사이즈로 통일하여 담기로 한 것 같습니다.

협연자로 나온 사람들은 다들 쟁쟁한 연주자들입니다. 고티에 카푸숑, 바딤 레핀, 마리오 브루넬로, 다닐 트리포노프, 데니스 마추예프, 등. (한때는 유명했지만 이제는 이름만 남은 한물간 구 소비에트 연방 출신 연주자들은 빠졌네요. 음악감독에게 감사)

다닐 트리포노프로부터는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 보고 표현해 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은 그런 도전적인 청년 예술가의 패기를 느꼈고요, 데니스 마추예프는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음향의 덩어리를 실컷 맛볼 수 있게 해줬습니다. 바이얼린 협주곡 1번은 독주 바이얼린 하나로도 오케스트러와 함께 음악을 구성하는 양 발이 되도록 고안된 것 같은데 바딤 레핀은 그런 작곡가의 악상을 표현할 수 있는 대단한 연주를 남겼습니다. 전율을 일으키는 연주였습니다.

연주의 질, 화면 구성, 음질 수준에 이르기까지 최고 수준의 블루레이 타이틀입니다. 2010년대의 공연 타이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레퍼런스로 삼을 수 있겠습니다. 쇼스타코비치 팬이라면 꼭 도전해 보세요.



게르기에프가 곡을 소개하는 인터뷰에 한글 자막이 지원됩니다.

여름 휴가를 니벨룽의 반지와 함께 공연,영화,연주에 대한 생각

올해 여름 휴가는 사정상 집에서 방콕하게 되었고요, 낮에는 채널A의 ‘잘살아보세’를 다시보기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를 수준급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을 자축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해야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복중에 이런 대작을 재생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을 텐데 (크렐 A 클래스 증폭 파워앰프에서 방출하는 열이 걱정되어서요), 파워앰프에 추가 쿨링팬을 달아 방열을 보완하고 팬 콘트롤이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 덕에 가능하게 되었네요. 이제는 몇 시간을 계속 틀어대도 파워앰프의 최고 온도가 50도를 초과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본 블루레이 타이틀은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무대 연출가 가이 카시르의 프로젝트가 담겨져 있는 공연 실황입니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밀라노 라 스칼라와 베를린 슈타츠오퍼를 지휘했습니다. 다니엘 바렌보임은 지휘를 하건 피아노 연주를 하건 우주적인 스케일로 다루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바그너의 악극은 그런 그의 취향을 저격하는 작품이라고 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암만 봐도 성악가들에게는 지독하게 가혹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서막격인 '라인의 황금'은 163분, 본격 트릴로지의 1부격인 '발퀴레'는 238분, 2부인 '지그프리드'는 253분, 3부인 '신들의 황혼'은 292분 짜리 입니다. 조금 더 간결하게 덜어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그너의 욕심이 지나치게 과했던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오죽하면 쾰른 축약버전이나 콜론 축약버전이 나오랴 싶습니다.

어쨌거나 가이 카시르의 연출 무대는 간결하지만 강렬했고, 라이팅이나 영상이나 음질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퀄리티가 수록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오페라 공연물 타이틀의 수준을 한 단계 승격시킨 것 같네요. 앞으로 나올 음악 타이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또한 인물의 동작이나 동선도 불필요한 부분이 없이 간결하고 카메라 연출에 있어서도 어수선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잘 계획이 되었습니다. 깔끔하고 쌈빡하고 선명합니다.

연주로 들어가서 봤을 때 제일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은 ‘발퀴레’ 였습니다. 발트라우트 마이어(지글린데)의 풍부한 표현력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지그문트와 지글린데 사이의 금기된 사랑은 혼인의 서약을 수호하는 신인 프리카의 명예를 위협하게 되고, 그로 인해 프리카는 남편 보탄을 압박하게 되는데요, 에카테리나 구바노바(프리카)의 앙칼짐과 박력은 등골이 서늘할 정도여서 보탄(비탈리 코발료프)을 고뇌에 빠지게 하고 앵그리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결혼한 남자라면 보탄의 심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겁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아버지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결정을 하는 브륀힐데 (니나 스템메)와 이를 뒤쫓아 배신이라며 무섭게 책망하는 보탄의 장면 역시 긴장감이 넘쳤고요… 더 넣을 것도 없고 뺄 것도 없어 보이는 훌륭한 드라마이고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서 지그 프리드는 지겹게 느껴졌고, 신들의 황혼은 제법 좋은 편이었지만 발퀴레 만큼의 몰입감을 얻을 수 없었는데… 곡이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지그프리트 역을 맡은 랜스 라이언의 소리가 작품에 몰입하는데 방해를 주었는지 모르겠네요. 이것은 다른 공연물을 보고 난 후에나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인의 골드는 모자라는 부분 없이 무난하게 잘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5: 로그네이션 공연,영화,연주에 대한 생각

미션 임파서블 4 때는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 이번에는 아이들과 영화를 같이 보지 못했습니다. 큰 애는 학업에 바빠서 안되고 둘째는 스토리를 이해하기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싫다고 하네요. 둘째는 집에 남아서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을 보기로 했고요... 저만 홀로 영화관에 가게 되었는데... 세상에 대낮 영화관이 그렇게 정신없을 줄 몰랐습니다. 더워서 그런가 영화관이 북적북적하네요. 아이들은 소리지르고 뛰어다닙니다. 둘째 데려왔으면 엄청 싫은 내색 했을 것 같네요. 애가 엄마 성격을 닮아서 즉시 말로 내뱉는 편이라서...

'미션 임파서블 5: 로그네이션'의 정서적 분위기는 미션 임파서블 1편의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가 너무 빨리 돌아가서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 4: 고스트 프로토콜' 때와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이번 편에서는 일사 파우스트(레베카 퍼거슨)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악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흐름을 리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이단 헌트(톰 크루즈)와 동급 또는 그 이상의 에이전트라고 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침투 임무라는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잖아요.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켜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파트너 국가의 에이전트를 보호하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쓴 것도 그렇고... 그러다 보니 스토리가 얽히고 설키고 복잡해지고 개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어쩔 수는 없죠. 모두가 헤어 나올 수 없는 덫에 걸려 생명과 명예를 걸고 계속 베팅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후덜덜한 액션이 볼만합니다. 입을 벌리고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간간이 유머스럽게 처리한 솜씨와 타이밍도 훌륭했던 것 같고요. 첩보물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날이 습해서 그런가 브라이스턴 BDP

2013년~2014년에 걸쳐 2채널 시스템의 소스기기로 브라이스턴 BDP-2와 브리카스티 M1 DAC을 채택했고, 2014년에는 멀티채널 시스템에 브라이스턴 SP-3 서라운드 프로세서를 영입했고, 2015년도에는 소스기기를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각각의 소리를 다듬는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달 전만해도 멀티채널 쪽이 분명히 열세에 놓여 있었는데 멀티채널 쪽에도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다 보니 어느덧 메인인 2채널 시스템의 소리를 위협할 정도로 재생음의 수준이 높아져 버렸네요. 오포 BDP-93NE를 CD 트랜스포트 삼아 르노 카푸숑과 프랭크 브렐리가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얼린 소나타 CD를 재생하면 연주자가 세부를 어떻게 표현하고 완급을 어떻게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서라운드 프로세서를 통해서 이런 수준의 소리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소리가 잘 나와 주어 기뻤습니다.
그런데 동일 CD를 리핑한 파일을 재생하는 시스템인 브라이스턴 BDP-2와 브리카스티 M1 DAC를 통해서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소리의 엔벨로프 끝부분이 서둘러서 마무리 된 것처럼 들리고 소리가 스튜디오 공간을 퍼져나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네요. 디테일이 잘 재생되지 않아 소리는 꾸역꾸역 들린다는 편입니다.

어느 부분이 최적화가 덜 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일단 브라이스턴 BDP-2쪽부터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본체에 연결하는 방식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해 봤습니다. 면실로 디커플링을 시킨 것을 면실을 떼어내고 직접 커플링 시켜보기도 하고, 스테인리스 와셔를 연결해 보기도 했는데요. 스테인리스 와셔를 사용한 경우에는 첼로에 활을 갖다 대는 시늉만 해도 소리가 쭉쭉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들리네요. 찰현악기는 몸체가 떨어서 소리가 나는 것처럼 들려야 되는데...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그래서 하드디스크는 본체에 직접 커플링 시키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그렇게 하자 디테일이 잘 재생되지 않아 꾸역꾸역 들린다는 느낌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엔벨로프의 끝부분이 서둘러 사그러진다는 느낌은 남아있습니다. 문제를 만들어 내는 부위를 찾아내지 못했고 조치하지도 못한 것입니다. 어디가 문제일까?... 자세히 들어보니 오디오 시스템 중 어디엔가 진동을 지나치게 많이 감쇄시키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일이 생겨나게 될만한 부위가 어디일까 찬찬히 살펴보니 브라이스턴 BDP-2의 발을 대체한 타옥 PTS-A와 코르크 패드의 조합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 브라이스턴 BDP-2를 받치는 데 사용한 코르크 패드는 오포 BDP-93NE 를 받치는 데 사용한 코르크 패드와 약간 다릅니다. 브라이스턴 BDP-2 아래에 사용한 코르크 패드는 다이소에서 구입했던 품목이고 오포 BDP-93NE 아래에 사용한 코르크 패드는 1mm 두께의 코르크 시트를 잘라 두겹으로 만들고 OHP필름으로 바닥처리를 한 것입니다.

혹시나 해서 오포 BDP-93NE에 사용했던 타옥 PTS-A와 코르크 시트 조합을 빼서 브라이스턴 BDP-2 아래에 괴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문제가 해결되네요. 엔벨로프의 끝부분이 서둘러 사그러진다는 느낌이 없어졌고 디테일한 정보가 잘 재현되어서 연주자들의 연주 의도가 잘 드러나게 됩니다.

왜 그런 현상이 생기게 되었는지 이리 저리 생각해 봤습니다. 처음부터 그랬었는데 다른 부분이 불비하여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아니면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사용하다 보니 소리가 달라졌다? (날이 습하다 보니 다이소 구입 코르크 패드+필름이 영향을 받아서 예전보다 댐핑이 많아졌을 수도 있겠고요... 다이소제 코르크 패드+필름이 좀 더 영향을 받은...) 어떤 가설이 맞는건지 몇대 몇으로 섞여있는지도 파악하기도 어렵지만... 어쨌거나 문제가 된 다이소 코르크 패드는 떼어내고 문제 없는 코르크 패드로 교체시켰습니다.

멀티채널의 약진에 힘입어 2채널도 좋아졌네요. 서로가 서로를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니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고 기쁜 부분도 있습니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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