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로그 원 공연,영화,연주에 대한 생각

스타워즈의 시대를 열었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4 'New Hope'의 맨 첫 장면을 채우던 커다란 노란색 자막에는 반란군의 스파이가 은하제국군의 얼티밋 웨폰인 데스 스타의 비밀 설계도를 입수할 수 있었다는 짤막한 문구가 적혀있었는데요. '스타워즈: 로그 원'은 바로 그 설계도를 입수하기 위해서 희생을 무릅쓴 저항군의 이야기입니다.

스타워즈: 로그 원의 영화 톤은 지금까지 봐왔던 스타워즈 영화의 분위기와 달라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은 전체를 다 보고 난 다음에서야 이 영화가 어떤 기획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봤을 때는 그런 영화의 톤을 이해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영화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게 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번만 봐서는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으니 한번 더 보실 것을 권장해 드리고 싶습니다.

로그 원의 분위기는 독특한데요. 반군에 속한 주요 등장인물은 전쟁으로 인해 정상적인 유년 시절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고 나서도 전쟁을 겪으면서 할 짓 못할 짓을 두루 겪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그들은 어디까지가 선이고 어디부터가 선을 벗어난 것인지 혼동이 되는 상태에 빠져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은하 제국군에서 탈출한 수송선의 조종사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게 되었고, 반란연합 정보국 카시안 안도르 대위는 탈출 조종사가 우주 연방의 미래를 결정지을 정도의 결정적인 정보가 담긴 메시지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탈출 조종사가 만나기를 원하는 소우 게레라(급진파 반란군)에게 그를 데려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선결과제가 있습니다.... 그 후부터 영화는 앞으로 닥쳐올 미래를 향해 맹렬하게 내달리게 됩니다.

스타워즈 로그 원에 나오는 캐릭터는 스타워즈에 나오는 배역처럼 낙천적이거나 순진하지는 않습니다. (보이스카우트나 걸스카우트같은 느낌의...)
그들은 목숨을 건 출격 또는 끝없는 도피에서 살아남은 자들로 날이 서있고 강인합니다. 남을 섣부르게 믿지는 않습니다. 판단이 빠르고 어리석은 일은 바로 알아차립니다. 한마디로 국물도 없는 캐릭터입니다. 카시안 안도르와 진 어소 사이에는 애당초 팀웍이나 케미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협력하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길 수 없는 적이기 때문에 두 손을 놓고 처분만 기다려야 한다는 반란 연방군 지휘부의 판단에 동조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생존가능성이 매우 낮은 작전에 자원하여 특공대를 꾸리게 됩니다.
진 어소는 아버지의 불명예를 씻기 위한 동기를 가지고 있고 반란 연방군은 그들은 자신들이 희생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대의를 위해서 행동하는 것을 원했습니다. 그들의 결의야 말로 그들을 하루 하루 버티게 했던 근본적인 힘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영화 '고지전'이 떠오르게 되네요)

제가 처음 보는 연기자들도 수두룩했지만... 내공이 높아서 부담을 잘 극복하고 연기를 잘 해줬습니다.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는 진 어소 역할을 맡은 펄리시티 존스는 뚝심있게 잘 지지해 주었고, 카시안 안도르 역을 맡은 디에고 루나도 오랜 연기생활을 해 온 것을 입증해 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은하 제국군의 드로이드인 K-2SO의 개성있는 캐릭터도 볼만했습니다.

스타워즈:로그 원의 3D 영상은 완전히 좋다고는 하기 어려웠습니다. 원경과 주인공과 그 앞을 나타내는 식으로 3개의 레이어로 구성하려는 입체감이 그다지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고색창연한 3D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화 초기 제다 행성에서의 3D는 매우 어설픈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배경이 복잡해지는 씬에서는 3D가 영상의 비주얼 의도를 이해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어서 볼만했습니다. 아마도 감독이 3D 영화를 만들어 본 경험이 부족해서 초반부 3D는 완성도가 떨어졌는데 많이 다뤄볼수록 3D 영상처리에 대한 감각이 좋아져서 후반부의 3D 영상의 퀄리티가 향상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타워즈: 로그 원은 비장미 넘치는 매력있는 앤솔로지 시리즈라고 느꼈습니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고 매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의 역량에 놀랐습니다. 잘 알려진 감독도 아닌데... 제작자가 적임자를 뽑는 안목이 좋은가 봅니다.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사람을 잘 가려 뽑아야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