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너의 거짓말 (2014-2015) 영화, 방송 콘텐츠에 대한 생각

어린 나이에 남다른 피아노 연주 실력으로 콩쿠를 씹어먹던 중학생 소년 아리마 고세이.
그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았고 마음의 상처를 감당하지 못해 피아노를 그만두고 두문불출하던 중,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자유분방한 음악을 하는 바이얼린 지망생 소녀를 만나게 되고, 등에 떠밀려 바이얼린 반주를 맡게 됩니다.
그러면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다룹니다.
그리고 그 극복과 성장은 혼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음악을 만화로 표현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일텐데 그 어려운 것을 표현해 낸 작가의 문학적인 상상력과 애니메이션의 제작진의 역량에 박수를 보냅니다. 멋진 피아노 곡과 바이얼린 곡을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접해 볼 수 있게 해줬네요.

그렇지만 드라마의 흐름은 마치 1970년대 이덕화, 임예진이 출연한 청춘영화 "진짜진짜" 시리즈에 나오는 톤과 어찌나 그렇게 많이 닮았는지 놀라게 됩니다. 두 세대 전의 톤으로 승부하다니 작가가 너무 안이하게 결정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만화속 주인공에게는 자신의 마음이 청중의 마음에 닿았으려나 고민하게 해놓고 정작 작가는 현시대의 사람들에게 닿았으려나 고민은 하지 않은게 아닌가 의심하게 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상으로 잠시라도 가슴을 뛰게 하려고 시도했던 애니메이션이었으려나... 아니면 일본의 젊은이들이 그런 상투성에 무뎌져 있어서 별로 거슬리지 않는 것인지...





덧글

  • 城島勝 2021/03/10 20:17 # 답글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저도 국내 Blu-ray 정식 발매 작업에 감수차 참여해서 각별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주 님이 보셨다니 반갑네요.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 만화(2011년-2015년 연재)는, a. 흔한 소재와 전개를 주제로 삼지만 b. 음악을 매개체로 삼는 데다, 대사 문장력이나 연출 등이 감성적이라 일본에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대체로 호평받은 편입니다. 원래 소년만화지(잡지의 수위만 따지면 청년지에 좀 가깝습니다만)에 연재된 작품이라 대상 연령층은 10대 남학생이고 최대라도 30대 정도가 타깃이었는데, 클래식 소재라 나이 든 독자들도 친숙해서인지 중노년층 호평도 많았고요.

    여기에 애니메이션은 특성상 실제 연주하는 모습과 음악이 더해져서 음악 소재를 살리기가 더 좋았고, 소재나 전개가 흔했기 때문에도 오히려 남녀노소나 국적 상관없이 동감을 샀다는 장점도 있어서 = 북미 포함 서구권에서도 인지도가 높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제가 제작에 참여했던 국내 정발 BD 중에서 제일 잘 팔린 작품을 순서대로 꼽으라면, 아마 한 손 안에 꼽아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도 하네요.

    사실 진부한 것 자체는 효과적이니까 많이 쓰이고, 많이 쓰이니 진부해졌다는 측면도 있어서... 아마 두 세대 전의 톤이라 여기신 건 그런 연유이실 겁니다. 거기다 유행은 원래 돌고돌기도 하니까, 요즘 젊은이들도 이런 이야기에 오히려 거부감이 없기도 한 듯.
  • 레이커 2021/03/16 23:05 #

    정성스럽게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는 (어머니로부터) 학대받고 (아버지로부터) 방치된 아이가 친구의 강제적인 권유로 콩쿠르에 나가게 되고 그 대결을 통해서 사람이 성숙해 지고 성장하게 된다는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옛날 권법이나 무술을 다룬 만화에서 무기와 대결의 명분 대신 악기와 콩쿠르로 치환된 만화처럼 보입니다.
    주인공 아리마 고세이가 공연의 공포를 극복하고 나니 자신을 학대해온 어머니를 미화해서 인식하게 되는 부분에서 저는 몹시 놀랐습니다. 이 무슨 스톡홀름 증후군스러운 논리인지...
    비약이 심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일본의 역사가 그래왔던 것처럼 지배자가 피지배자에게 기대하는 논리가 말단까지 녹아들어있는 부분처럼 느껴졌고 작가는 은연중에 매우 위험한 사고를 새로운 세대에도 주입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만화화 시킬 수 있는 보기 드문 좋은 능력을 보여준 점에는 아낌없는 칭찬을 하고 싶으나. 안타깝게도 스토리와 사고의 중심 축이 일본스러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작가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수도 있을 것이며... 그걸 인지하지 못한다면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진 작품이 되는것도 불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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